아이폰4의 수신율 감소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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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33937
아이폰4에서 왼쪽 아래 부분을 손으로 쥐면 수신율이 감소하는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한 안테나 전문 엔지니어가 이러한 문제는 아이폰4 외에도 대부분의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애플보다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이하 FCC)와 이통사의 안테나 테스트 규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안테나 디자인과 컨설팅 전문업체인 AntennaSys의 스펜서 웹(Spencer Webb) 엔지니어는 자사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아이폰4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휴대폰이 감싸 쥐는 방법에 따라 수신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물론 휴대폰 설계자도 책임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FCC와 이통사들의 안테나 테스트 규정이 잘못돼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아이폰4 금속 테두리의 해당 부분을 만지면 수신율이 저하된다는 지적이 많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폰4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안테나 일체형 휴대폰이 안테나를 맨 아래 부분에 배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FCC의 전자파 인체 흡수율(SAR, Specific Absorbtion Rate) 규정을 만족시키기 위해 전자파가 최고점에 이르는 안테나 위치가 사용자의 두뇌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지도록 설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옛날 플립형 휴대폰에서 안테나가 맨 위쪽에 튀어나와 있었던 것도 SAR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설계였습니다.
그런데 SAR 테스트 등 FCC가 실시하는 어떤 안테나 테스트도 사용자가 손으로 감싸 쥐고 있는 경우를 상정해서 실시하는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이통사가 실시하는 안테나 성능 테스트도 사용자가 손으로 쥐고 있는 상황에서는 테스트를 거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통화가 휴대폰을 손에 들고 이루어지는데 사용자의 손이 전파 송수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그의 설명대로 많은 휴대폰이 안테나를 제품 아래에 배치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제품설명서를 통해 손에 쥐는 방법에 따라 통화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었습니다. 아이폰4와 많은 점에서 비교가 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도 제품설명서에 “(아래 부분을 쥐지 말고) 올바르게 잡고 사용하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삼성전자와 같이 설명서에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공지를 하지 않은 점은 분명한 실책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갤럭시S 설명서는 아래 부분을 쥐지 말 것을 명시하고 있다 (갤럭시S 제품설명서 캡쳐)
웹 엔지니어는 FCC와 이통사들의 규정을 준수하다보면 손이 많이 가는 아랫쪽에 안테나가 위치할 수 밖에 없다며, SAR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사용자의 손이 송수신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과 규정이 마련되야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아이폰4의 안테나가 애플의 설명처럼 대단한 안테나는 아니더라도 사용하기에는 충분하다며, 자신도 오랫동안 사용해온 아이폰 1세대를 버리고, 아이폰4를 구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문제가 단순히 안테나 설계 문제가 아니라, 수신율이 저하됐을 때 다른 주파수나 채널로 전환시켜주는 소프트웨어에 버그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르면 이번주에 공개될 iOS 4.0.1 업데이트에서 이 문제를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한켠에서는 처음으로 출하된 아이폰4 제품에서 안테나 접촉을 방지하는 코팅 공정이 누락됐기 때문에 추후 모델부터는 수신율 저하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루머도 돌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애플스토어에서는 아이폰4의 안테나를 보호하기 위한 ‘아이폰4 범퍼’가 29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애플이 직접 제품의 케이스를 만드는 경우가 흔치 않아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스티브 잡스가 ‘케이스를 씌워서 사용하라”는 발언을 했었는데, 설마 이것이 안테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애플의 복안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