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
View 10,990 | 작성일2015.09.04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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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영복 선생님에 대한 건조한 소개
혹시 신영복 선생님이라고 아시나요?
이런 분입니다.
아.. 뭔가 요즘 흔히 말하는 종북좌빨(?) 냄새가 납니다.
연혁 만으로는 뭔가 대단한 카리스마를 가진 혁명가(?)의 느낌도 듭니다.
2. 처음처럼
그럼 이건 어떠신가요?
처음처럼 익숙하시죠? 바로 저 글씨가 신영복 선생님의 글씨입니다.
'처음처럼' 어떤 파출소 소장님이 저 글씨를 파출소에 걸었다가 보수 언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내렸더랬죠.
3. 신영복 선생님에 대한 주관적인 소개
제가 처음 선생님을 알게 된 건 대학생 때 일입니다.(물론 직접 만나본 적은 없습니다. ㅠㅠ)
학교 동아리방에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는데, 그 책을 보고 감명을 받은 거였죠.
이 책은 선생님께서 감옥에 있는 동안 가족(부모, 형제, 형수)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아서 묶어낸 책입니다.
감옥이라는 폐쇄적인 공간과 그 단어가 주는 위압감에 우울한 내용일 거라는 생각하기 쉬운데 오히려 삶을 덤덤히 관조하는 듯한 내용입니다. 또한, 필체를 보자면 대단히 절제된 감정으로 시종일관 차분한 어조로 글이 이어져있습니다.
선생님은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받고 수감이 된 후 20여년을 복역한 끝에 88년 특별 가석방으로 나오게 됩니다. 억울하게 20여년간이나 옥고를 치루면서도 책을 보면 전혀 그런 내색을 찾아볼 수 가 없습니다. 감옥 생활 중 에피소드를 삶의 교훈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에서는 저절로 숙연해 지기도 합니다.
그 뒤 출소하신 뒤 성공회대에서 강의를 하면서 그 강의 내용을 엮은 책이 '강의' 라는 책입니다.
강의의 내용은 동양의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고전을 재조명하고,현대 자본주의를 어떻게 바라볼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특히 저는 이 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책을 통해 동양 고전이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책 뿐 아니라 서예에도 일가견이 있으신 분이라 지금도 서예가로 활동하시고 여기저기 글씨도 써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실에는 '서울' 이라는 선생님 글씨가 걸려 있기도 합니다.
그럴싸하지 않나요? ^^
4.
회원님들께서는 사회에서 존경하는 분이 계신가요?
저는 그날 신영복 선생님의 책을 본 이후로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고, 그 분의 수업을 듣고 가르침을 들은 적도 없지만 누구보다 제 인생의 귀감이 되었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책을 통해 간접적인 가르침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꼭 신영복 '선생님' 이라고 부릅니다.
저도 누군가의 귀감이 될 인생을 살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