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도 됐고하니 센치한 썰좀 풀어봅니다 ㅋ
View 8,642 | 작성일2012.10.1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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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회 나와서 4년이 조금 넘는 회사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좋은곳도 있었고 '으웩' 소리 나오는 곳에서도 일해봤고 나름 잘 보살펴 주신 분들도 있죠.
저는 개발자 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밥먹고 사는 사람입죠..
저는 이 일이 좋습니다만 이 사회는 아직 개발자를 쓸만한 사회 구조를 가지고 있지 못한것 같습니다.
처우이전에 우선 경영자들조차 개발자가 어떤일을 어떻게 하는지 감도 못잡는 경우가 태반이에요.
그냥 컴퓨터에 앉아서 키보드나 두드리면 결과물이 나오는 단순 문서작업 정도로 인식하는거 같아요.
이게 뭐 대단한 일이냐 할 수 있는데,
직원의 하는 업무를 모르는 경영자가 그 직원의 처우를 제대로 가늠할 수 있을가요?
단순 문서작업이나 두드리고 있는것 같은 직원에게 많은 돈을 줄 수 있나요?
대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은 불모지 맞아요.
이제야 돈이 된다는건 알았는데 소프트웨어 산업은 그 돈을 쉽게 번다고 생각해요.
소프트웨어 개발은 건축으로 치면 개발자가 설계도 치고 직접 공구리 바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건축은 설계하는 사람과 현장에서 직접 건물을 올리는 사람들의 역할분담이 잘 돼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공정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빌딩을 주먹구구식으로 만들라고 지시합니다.
물론 숙련된 기능공이 있으면 만들수는 있을겁니다. 그게 붕괴위험이 있고 없고는 다음문제고요.
결국 업무는 언제나 과다하고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자기개발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삶의 적지않은 부분을 포기하게 되고
단지 이길을 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고행의 길을 걷게 됩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저만 국한된 얘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만 국한된 얘기도 아니고요.
하지만 소프트웨어쪽은 특히 심합니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지금도 유망한 산업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비젼이 안보입니다.
개발자들의 역량을 키워주지 못하는 경영자들만 수두룩 합니다.
인터넷에 보면 IT 컨설턴트들의 글이 종종 보입니다.
그 컨설턴트 해주는 분들의 글을 읽어봐도 아마 개발자들의 처우는 포기한듯 싶습니다.
그냥 관리의 방법론만 얘기하지 개발자 처우가 나쁜지 조차도 인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개발은 어깨너머로 배워서 쌓을수 있는 실력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자기개발 하지 않으면 쉽게 도태되는 고급기술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IT 산업 전반에 깔린 시각은
디지털 막노동꾼으로 인식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 시선을 바꾸지 못하면 이나라 IT 산업의 비전은 없습니다.
딱 디지털 막노동꾼만 양산되겠죠.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한계를 느낍니다.
몸과 마음이 힘든것도 힘든거지만 자기개발 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저녁있는 삶은 아직도 요원합니다.
언젠간 IT 산업도 도약하는 날이 분명 올겁니다.
하지만 제가 젊은 시절에 그게 오지 않을거라는 불안감이
저를 너무 방황하게 합니다.
...
쓰다보니 너무 장황해 졌네요 ㅋ
리틀캔들 대나무숲 게시판이라도 만들어야 하나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