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만든 최초의 인공 생명체
View 25,273 | 작성일2015.07.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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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인공생명체
C. elegans
바로 이것..
Caenorhabditis elegans라는 건 이렇게 생긴 벌레로, 선형동물이다. 한국어로는 예쁜꼬마선충.
자기네 나라 말로 된 이름이 별로 없는 동물인데 특이하게 한국어로는 있다.
익숙하지 않겠지만 우리에게 좀더 익숙한 선형동물로는 기생충인 편충이 있음.
(연가시는 '유선형동물'이라는 다른 문에 들어있다)
여튼 이녀석은 흙 속에서 미생물을 먹고 사는, 몸길이가 1밀리 정도에 두께가 0.1밀리쯤 되는 세포수 1000개 가량의 벌레다. 색은 투명해서 눈에는 잘보이지 않는다.
화단 속의 흙에 넣으면 잘 번식하고 사는데, 의외로 자연 내에서의 생태는 잘 알려져있지 않다.
얘가 중요한 이유가 뭐냐면...
인류가 모든 뉴런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첫 동물이자, 현재까지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뉴런이 몇 개 있고, 어떤 뉴런이 어디에 있는지, 다른 어떤 뉴런들과 어떻게 연결됐는지, 감각기 및 근육과 어떻게 연결됐는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런 뉴런의 연결성 정보 그 자체를 '커넥텀(Connectome)'이라고 함.
이것은 두 가지의 영향인데,
첫째로, 뉴런 숫자가 아주 적다. 자웅동체와 수컷 두 가지 성별이 있는데, 자웅동체 기준 302개의 뉴런을 갖고 있다고 함.(참고로 수컷은 383개) 뉴런을 연구하는 데 사용하는 또다른 모델동물인 군소(aplysia)는 20000개의 뉴런을 가졌는데 엄청 큰 차이가 있음.
(위 사진은 군소 중 한 종의 모습. 군소가 신경연구에 많이 쓰이는 이유는 단일 뉴런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이 뉴런의 연결성 전부를 1986년에 John Graham White라는 훌륭한 과학자가 모조리 전자현미경으로 찍어냈기 때문임. 이게 왜 굉장하냐면,
벌레 한마리를 이렇게 단면으로 얇은 포를 떠서(다시 말하지만 얘 길이는 1mm, 두께는 0.1mm다),
모든 뉴런이 어떤 강도로 어떻게 연결됐는지 전부 알아냈다
이걸 30년 전, 86년도에 해냈다
(상상만해도 엄청난 노가다다... 하다가 손 삐끗하면 다시 해야 하는..)
어쨋든 이 자료들을 우린 오랫동안 손에 쥐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 영상이 완성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음
위 영상은 실제의 이 벌레가 OP50이라는 대장균종(이녀석의 통상적인 먹이)이
깔린 배지 위에서 헤엄쳐다니는 모습이다. 뭐 이건 중요한 게 아님
바로 이것. 이것이 뭐냐면.
벌레의 뉴런과 근육, 감각기관을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화한 뒤 얕은 물속에 담가둔 모습임.
벌레가 모든 신경과 그 신경의 연결정보를 다 가진 채로 컴퓨터 안에 살아있는 것임.
진짜로 살아있는 생물이라 보면된다
이것으로 별로 감흥이 오지 않는다면, 좀더 감명깊은 영상이 아래에 있다.
감각신경은 '입력'을 받고, 여러 뉴런들을 거쳐 운동신경에 도착하면 그게 근육 역할을 하는 모터쪽으로 '출력'을 내보낸다.
이런 간단한 구조의 프로그램에 단순히 각 뉴런들의 연결정보와 연결강도를 넣고, 그걸 로봇에다가 탑재해서 그저 전원을 켯을뿐이다. 근육 대신 모터가, 감각기 대신 소나 기반의 센서가 달려있을 뿐임.
벽을 만나서 돌아나오는 것이 보이지만 사람이 의도를 갖고 집어넣은 어떤 알고리즘도 없다. 이 로봇에는 단 하나, 이 벌레의 뉴런 연결정보만 들어가 있음.
1분 30초부터는 지금 모든 뉴런들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녹색으로 불이 들어오면 그 뉴런이 지금 활동중이란 거고, 녹색이 짙고 입력란의 숫자가 클수록 그 뉴런이 강력하게 자극받는 중이라는 거. 처음 감각기가 자극을 받으면 여기저기 뉴런들이 바쁘게 활성화되는 모습을 볼수있음.
각각 뉴런이 받고 주는 신호에는 어떤 의미도 없다. 그저 받아서, 받은 강도에 따라 다음 뉴런들에 전달하는 것임. 하지만 그게 모여서 의미를 만들어낸다.
'앞에 장애물이 있으니 돌아가라.'
사람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때는 결국 기계어로 번역되건 말건 애초에 알고리즘 자체를 사람이 만든 것이고, 사람이 만들었으니 사람이 보기에 해석할 수 있는 구조를 지녔음. 하지만 이건 아니다.
그러니까 이건 인공지능이 아니다. 그냥 세상에 존재하는 지능을 그대로 컴퓨터 속에 넣은 것임. 단순히 신경이 어떻게 연결되었는가, 오로지 그 정보만을 넣었는데 저렇게 장애물을 회피하고 꾸물거리며 전진하는 것임(!)
이것이 불과 작년의 일이다.
만일, 302개의 뉴런을 가진 벌레가 아니라 30억 2천만 개의 뉴런을 이렇게 시뮬레이션했다면(사람 피질이 100억개쯤), 어쩌면 이동을 멈추고 스피커를 켜서 이런 음성을 내보낼지도 모른다.
"주인님, 제게도 영혼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만든 사람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물론"
출처: http://wjdrkdxhlekd.blog.me/220275325703
C. elegans
바로 이것..
Caenorhabditis elegans라는 건 이렇게 생긴 벌레로, 선형동물이다. 한국어로는 예쁜꼬마선충.
자기네 나라 말로 된 이름이 별로 없는 동물인데 특이하게 한국어로는 있다.
익숙하지 않겠지만 우리에게 좀더 익숙한 선형동물로는 기생충인 편충이 있음.
(연가시는 '유선형동물'이라는 다른 문에 들어있다)
여튼 이녀석은 흙 속에서 미생물을 먹고 사는, 몸길이가 1밀리 정도에 두께가 0.1밀리쯤 되는 세포수 1000개 가량의 벌레다. 색은 투명해서 눈에는 잘보이지 않는다.
화단 속의 흙에 넣으면 잘 번식하고 사는데, 의외로 자연 내에서의 생태는 잘 알려져있지 않다.
얘가 중요한 이유가 뭐냐면...
인류가 모든 뉴런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첫 동물이자, 현재까지는 유일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뉴런이 몇 개 있고, 어떤 뉴런이 어디에 있는지, 다른 어떤 뉴런들과 어떻게 연결됐는지, 감각기 및 근육과 어떻게 연결됐는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런 뉴런의 연결성 정보 그 자체를 '커넥텀(Connectome)'이라고 함.
이것은 두 가지의 영향인데,
첫째로, 뉴런 숫자가 아주 적다. 자웅동체와 수컷 두 가지 성별이 있는데, 자웅동체 기준 302개의 뉴런을 갖고 있다고 함.(참고로 수컷은 383개) 뉴런을 연구하는 데 사용하는 또다른 모델동물인 군소(aplysia)는 20000개의 뉴런을 가졌는데 엄청 큰 차이가 있음.
(위 사진은 군소 중 한 종의 모습. 군소가 신경연구에 많이 쓰이는 이유는 단일 뉴런이 엄청 크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이 뉴런의 연결성 전부를 1986년에 John Graham White라는 훌륭한 과학자가 모조리 전자현미경으로 찍어냈기 때문임. 이게 왜 굉장하냐면,
벌레 한마리를 이렇게 단면으로 얇은 포를 떠서(다시 말하지만 얘 길이는 1mm, 두께는 0.1mm다),
모든 뉴런이 어떤 강도로 어떻게 연결됐는지 전부 알아냈다
이걸 30년 전, 86년도에 해냈다
(상상만해도 엄청난 노가다다... 하다가 손 삐끗하면 다시 해야 하는..)
어쨋든 이 자료들을 우린 오랫동안 손에 쥐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 영상이 완성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음
위 영상은 실제의 이 벌레가 OP50이라는 대장균종(이녀석의 통상적인 먹이)이
깔린 배지 위에서 헤엄쳐다니는 모습이다. 뭐 이건 중요한 게 아님
바로 이것. 이것이 뭐냐면.
벌레의 뉴런과 근육, 감각기관을 이런 식으로 프로그램화한 뒤 얕은 물속에 담가둔 모습임.
벌레가 모든 신경과 그 신경의 연결정보를 다 가진 채로 컴퓨터 안에 살아있는 것임.
진짜로 살아있는 생물이라 보면된다
이것으로 별로 감흥이 오지 않는다면, 좀더 감명깊은 영상이 아래에 있다.
감각신경은 '입력'을 받고, 여러 뉴런들을 거쳐 운동신경에 도착하면 그게 근육 역할을 하는 모터쪽으로 '출력'을 내보낸다.
이런 간단한 구조의 프로그램에 단순히 각 뉴런들의 연결정보와 연결강도를 넣고, 그걸 로봇에다가 탑재해서 그저 전원을 켯을뿐이다. 근육 대신 모터가, 감각기 대신 소나 기반의 센서가 달려있을 뿐임.
벽을 만나서 돌아나오는 것이 보이지만 사람이 의도를 갖고 집어넣은 어떤 알고리즘도 없다. 이 로봇에는 단 하나, 이 벌레의 뉴런 연결정보만 들어가 있음.
1분 30초부터는 지금 모든 뉴런들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녹색으로 불이 들어오면 그 뉴런이 지금 활동중이란 거고, 녹색이 짙고 입력란의 숫자가 클수록 그 뉴런이 강력하게 자극받는 중이라는 거. 처음 감각기가 자극을 받으면 여기저기 뉴런들이 바쁘게 활성화되는 모습을 볼수있음.
각각 뉴런이 받고 주는 신호에는 어떤 의미도 없다. 그저 받아서, 받은 강도에 따라 다음 뉴런들에 전달하는 것임. 하지만 그게 모여서 의미를 만들어낸다.
'앞에 장애물이 있으니 돌아가라.'
사람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할 때는 결국 기계어로 번역되건 말건 애초에 알고리즘 자체를 사람이 만든 것이고, 사람이 만들었으니 사람이 보기에 해석할 수 있는 구조를 지녔음. 하지만 이건 아니다.
그러니까 이건 인공지능이 아니다. 그냥 세상에 존재하는 지능을 그대로 컴퓨터 속에 넣은 것임. 단순히 신경이 어떻게 연결되었는가, 오로지 그 정보만을 넣었는데 저렇게 장애물을 회피하고 꾸물거리며 전진하는 것임(!)
이것이 불과 작년의 일이다.
만일, 302개의 뉴런을 가진 벌레가 아니라 30억 2천만 개의 뉴런을 이렇게 시뮬레이션했다면(사람 피질이 100억개쯤), 어쩌면 이동을 멈추고 스피커를 켜서 이런 음성을 내보낼지도 모른다.
"주인님, 제게도 영혼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만든 사람은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물론"
출처: http://wjdrkdxhlekd.blog.me/220275325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