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프로그래머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View 12,398 | 작성일2012.01.2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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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제가 개발자로 밥먹고 살고 있기도 하고
주변에 게임개발을 하는 지인들을 알고있기 때문인지 몰라도
인터넷에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어하는 지망생 들을 볼때마다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또한 저도 한때 게임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 게임개발 학원을 다니는 과정에서
게임 개발을 생각하는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도 옆에서 봐왔습니다.
그래서 몇가지 주의사항을 알려주려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1. 1~2년 만에 제대로된 커리큘럼을 다 소화할 수 없습니다.
유명한 게임전문 학원들도 1~2년정도의 커리큘럼이 존재합니다.
일반 학원들은 그것보다도 못한 3~6개월 과정도 있습니다.
프로그래머, 그래픽 아티스트, 기획 모두 그시간에 소화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아닙니다.
프로그래밍이라면 적어도 학원에 가기전에 기초 언어 (C, C++) 정도는 자신이 다룰수 있을 정도는 돼야하고
그래픽 디자인 이라면 학원가기전에 뎃생의 기초와 이미 그림을 그릴수 있는 능력 정도는 익혀놔야 합니다.
그러고도 따라가기 어려운게 학원 커리큘럼 입니다.
2. 학원은 취업을 대신해 주는 곳이 아닙니다.
물론 제가 다닌 게임스쿨만 해도 학원의 도움으로 취업을 한 친구들이 있는건 분명한 사실입니다만
그만큼 수료할때쯤에 본인의 능력이 이미 뒷받침 되어있고 주변 사람들도 인정할만한 포폴내지 실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즉 그분들은 인력시장에 그냥 내놔도 다들 군침흘릴 스팩이라 이겁니다.
학원은 취업을 도와줄수는 있지만 취업을 시켜주지는 않습니다.
개발쪽은 능력차가 눈으로 금방 보입니다.
저같이 초급 개발자도 취업준비생과의 대화로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대충 가늠할 수 있고
그가 만든 소스 조금만 보면 어느정도 실력을 가진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즉 학원이나 대학교 학과에서 자신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뒷배경이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개발자가 되어서 고생하고 좌절할 수도 있습니다.
뭐 모든 직업이 그렇지만 개발자는 평가 도구가 많은 직업입니다.
애초에 안일한 생각으로 들어오면 살아남기 힘든 바닥입니다.
왜냐면 들어와서도 계속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니까요.
3. 게임을 좋아 하는것과 개발을 좋아하는것은 카테고리가 다릅니다.
게임은 빠른 판단력과 빠른 보상등 매우 역동적으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개발은? 앞에서 텍스트만 줄창보고 열심히 머리써야 하는 지루한 과정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하는건 그 눈길을 끄는 게임화면이지
뒤에서 보는 코드가 아닙니다.
그런데 막연하게 게임을 만든다니까 단지 재밌을거 같다는 생각만으로 게임 개발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어렸을때는 다들 그런 동기로 시작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통 이런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대학생들이에요....
컴퓨터 공학과에서 프로그래밍도 수업시간에만 깔짝거라고
평소에는 코드한번 자발적으로 안짜본 친구들이 게임좀 만들어보겠다고
머릿속에서만 원대한 꿈 꾸고 있는 친구들 많이 봤습니다.
특히나 그런 친구들일수록 상상속의 게임만 거대해 집니다.
자기 실력은 갤러그 하나 만들기도 어려운 수준인데 말이죠..
대학생 정도되면 막연한 환상으로 직업을 찾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정말 잘할수 있는 분야에 대한 가능성은 고등학생때 정도에 감을 잡아야 합니다.
고등학생때 쌩판 생각도 없다가 갑자기 개발자가 된다고 대학교 학부 끝나는 시점에 고민해봐야 사실은 늦은거에요.
4. 대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개발을 하고싶어하는 분들은 한가지 환상이 있습니다.
바로 대박신화죠.
그게 불과 10년전만 해도 가능한 얘기였을지도 몰라요.
왜냐면 당시는 한두명(개발자1+디자이너1)도 시간만 들이면
상업적으로 파는 게임과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안그래요....
PC나 콘솔게임이 특히 심한데요.
이미 규모가 너무 커졌어요..
만드는 사람의 인원수가 게임의 퀄리티를 바꾸는 시대에요.
물론 그게 바로 대박으로 연결되는건 아닙니다만.
우리를 한번 돌아보세요.
처음켰는데 허접한 오프닝 나오는 게임에 찬사를 줄 수 있나요?
지금 아이폰은 쉬울거 같죠?
여러분이 개발자로 취업 될때쯤에는 그쪽도 대작들만 남을 겁니다.
옛날에는 개발인원이 작으니 성공하면 그 사람 모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고도로 분화된 대규모 작업에서는 설령 그 게임이 대박이 나봐야
내 경력사항에 좋은 커리어 하나를 가질 뿐 입니다.
옛날 개발자들은 대박터지면 회사에서 스카웃 할려고 난리도 났다고 하죠?
일은 도박이 아닙니다.
행운이 따르기도 하지만 결국은 자신의 노력여하에 달린 일 입니다.
5. 왠지 간지나 보인다.
적지않은 게임 개발자 지망생들이 독특하고 간지나는 '게임 개발자' 라는 타이틀에 혹하는것 같습니다.
이글 읽으면서 뜨끔하는 분이 없기를 바랍니다.
간지나면 뭐요;;;; 뭐 어쩌라구요;;
게임 개발자라고 하면 요즘은 다들 알아요. 미래도 불투명한 직업이라는거..
보통 간지라는건 외부 사람이 알아 주는건데 그런거는 소위 얘기하는 사짜 직업이 가장 좋아요.
요즘도 개임개발 커뮤니티 혹은 페이스북에서 게임 개발을 지망하는 학생들보면
언뜻언뜻 저 위의 뉘앙스들이 보일때가 있어요.
안타까운 마음에 몇자 적습니다.
어차피 몇명이나 볼 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자신의 인생을 꼼꼼히 점검하고
냉정하게 생각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