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한무당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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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한무당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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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16,021  | 작성일2013.05.23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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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11305&s_no=111305&page=1

 

 

제가 고등학교를 천주교 미션 스쿨을 나왔습니다.

저는 그냥 무신론자이고 해서... 

그 학교를 원해서 갔던건 아니고,

걍 연합고사 보고 뺑뺑이 돌려서 간 곳이 그곳이었음.

 

어딘지 쓰면 신상 털릴 것 같아서 걍 학교 이름은 생략할게요.

어차피 한국에 천주교 미션 스쿨 그리 많지도 않으니..

 

제가 다니던 학교(구 학사)에는 학교내에 성당이 있었고,

아침 조회 대신 아침 미사 보고,

양호실엔 양호 수녀님, 철학 윤리 가르치는 신부님, 교장 수사님 계시는 그런 곳이라...

독실한 천주교 신자들도 많이 다니는 학교였습니다.

 

예전에 연합고사 치루신 세대는 아시겠지만..

1지망부터 5지망까지 쭉 채워넣고

보통 1,2지망은 실력이 되도 뺑뺑이에 따라 갈 수도 있고 못 갈 수도 있지만..

보통 3지망 이하로 신청하는 학교들은 스스로 원해서 1지망에 쓰면 대개는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뺑뺑이 배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저희 학교에는 유난히 1지망에 스스로 지원해서 입학한 천주교 신자들이 많았죠.

 

자연히 제 친구들 중에는 신부님이 된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런 친구 중의 하나가 R 이라는 녀석인데..

이 녀석도 현재 천주교 사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먼저 설명하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그녀석은 키가 굉장히 작습니다..

정확한 키는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150 중반 정도? 160 이 안 될 겁니다.

 

여튼 그 녀석이랑 토요일에 수업 마치고 같이 집에 돌아가는데..

학교 옆에 있는 H 공원에서 무당 굿판이 벌어지고 있어서 구경을 했습니다.

 

지역 축제의 일환으로 구청이 주최한 굿판 행사였다고 들었는데..

지역 주민들이 엄청 많이 삥 둘러싸고 굿판을 구경중이라 구경하는게 쉽지 않았었죠.

 

가운데서 무당이 작두를 타고, 방울 흔들며 춤도 추고 하는것을

몇겹의 사람들이 삥~ 둘러가며 애워싸고 구경하는 모습. 상상이 되시죠?

 

여튼 사람도 너무 많고, 시끄럽고 해서 구경하는 것이 영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R 과 저는 늦게 도착해서 

몇겹의 사람들 벽 뒤에서 까치발을 들고 겨우 구경하고 있던지라..

 

더더욱 그랬죠.

 

앞의 사람들의 벽 때문에 잘 안 보여서 콩콩 뛰며 구경하다가 옆의 친구 R을 보니..

이 녀석이 구경은 안 하고 고개를 숙인채로 뭐라고 중얼중얼 거리고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얌마. 뭐해?" 그랬더니..

 

R이 말하길..

"저런거 다 사람들 현혹하는 사기야. 저런 미신적 사기가 마음을 더럽히지 않도록 기도문 외운다" 라고 대답했죠.

 

그런데 잠시 후.. 

주변이 엄청 조용해 지는 겁니다.

 

갑자기 무당이 춤도 멈추고 흔들던 방울도 내려놓고

"이놈~!!!!" 하고 소리를 빽 지르는더군요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한 방향을 가르켰는데...

사람들 벽이 몇겹이라

 

그쪽 방향에 있던 사람들이 다들 혼비백산해서

"저.. 저요?"

라고 무당에게 되물었죠.

 

그러자 무당이

"거기 네놈들 말고 니들 다 썩 비켜!!"  이러는겁니다.

 

그러자 몇겹으로 되어 있던 사람들의 벽이 쫘악 열렸고...

벽의 맨 뒤에서 저와 제 친구 R이 무당 앞에 드러났죠...

 

그렇게 드러난 저와 R을 향해 무당이 기차화통 삶아 먹은 듯한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습니다.

"네 이놈!!!

네 녀석은 나와 무슨 원수 진 일이 있느냐? 왜 남의 굿판에 와서 훼방을 놓는 것이냐?" 라고..

 

저는 그때까지만해도 속으로 

'??? 저 무당 지금 뭐라는거야?? 우리가 무슨 훼방을 놓았다고 저러지?'  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다음에 무당이 외치는 말을 듣고

 

저는 정말 온몸에 소름이 돋고 너무 놀라서 친구 R 을 데리고 황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 무당은 R을 똑바로 노려보면서

 

"네 녀석이 큰 신을 부르니까 작은 신이 무서워서 도망가잖냐?!! 왜 방해질이야! 썩 꺼지거라 이놈!!!"

 

이렇게 외쳤거든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람이 엄청 많았고, 학교 근처라서 우리 학교 학생이 저희 둘만 있던게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엄청나게 시끄러웠기 때문에 조그맣게 중얼거리던 R의 기도문이 무당에게까지 들렸을리도 만무하고..

 앞에서 설명했듯이 친구 R은 키가 엄청 작아서

 

앞에 있는 사람들의 몇겹의 벽에 가려 무당쪽에서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었습니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귀신 본다는 사람 별로 신뢰하진 않는데..

 혹시 그런 사람이 정말 있다면 그 당시 상황을 제게 눈에 그리듯이 설명해 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었네요...

 

저는 기본적으로 무신론자이고..

 지금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미신 따위는 전혀 믿지 않는 입장이지만...

 그날 이후로... 적어도 불가지론의 입장에서...

 아직 과학이 설명할 수 없는 불가해의 영역이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갖게 되었습니다...

 

아...이거 끝을 어떻게 맺어야 하지..? ㅎㅎㅎ

 

여튼 저는 세상에는 진짜 무당보다는 압도적으로 사기꾼 무당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15년이 지난 지금와서 생각해도 그 당시 봤던 그 무당은 진짜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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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들

 

 

 Xanaid (2013-05-23 19:08:03) (가입:2013-04-19 방문:54)   추천:63 / 반대:2     IP:210.117.***.24  
주위에 귀신 볼 줄 아는 분이 세분이나 있어서, 아니 비공식적으로 5명이나 되네요.
아무튼 그 중에 한 형이 말하기를,
저는 급으로 치면 대귀신, 즉 대천사 급의 가호가 있다고 하였고, 사람들마다 각기 특유의 가호가 있는데
기독교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니지만, 몇몇은 정말 큰 신이 가호해주고 있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한 형도 얘기해준 게 있는데, 절만큼 청량한 느낌이 드는 곳이 없다고.
교회는 건물 곳곳에 귀신이 도사리고 있는데, 절은 되게 깔끔하다고.
그 형은 기의 색깔을 느낄 수 있다고 했어요.
보통 기독교는 상아색, 불교는 청록색이라고 하더라구요. 좀 더 연한 청록색?
아무튼 무당이 그랬다고 했죠? ㅋㅋ
기도문을 외우면, 천주교는 카톨릭 특유의 기운이 있어서 생자에게는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사자에게는 뜨거운 기운이라고 하던데 ㅋㅋ
그 무당도 놀라긴 놀랐나봅니다 ㅋㅋㅋㅋ 빨리 꺼지라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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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anaid (2013-05-23 19:22:53) (가입:2013-04-19 방문:54)   추천:47 / 반대:0       IP:210.117.***.24  
악 저도 썰 풀어보고 싶어지네요 ㅋㅋ

기라는 형이 있는데, 그 형이 조금 과거가 어두워요. 사채업도 하고, 채무관계 때문에 폭력과도 가깝고, 아무튼 그런 어두운 사람인데

어쩌다가 제가 좋은 여자를 소개시켜줘서 나아지나 싶었는데, 어느날 형이 커피를 몇잔 하시더니 전화하시면서 숨을 거칠게 쉬시드라구요.

"너 어딨냐, 끄하하하하하"

"헐.. 형 저 학생회실인데요."

"좀만 기다려, 좀만. 끼야하하하하하하"

흠좀무? 형이 꽤나 무섭게 느껴지더라구요. 그 형이 와서 한다는 말이 가관.

"내가 너 미래 봐줄까? 끼히히, 나 지금 귀신 들어왔어."

저는 그냥 코웃음쳤어요. 전 교회 다니고, 귀신 따위 증오했거든요. 그래서 그만 보내고 정신 차리라고 했음다.

저 말고 옆에 있는 홍형한테 그러더라구요.

"너, 지금 그 여자애 만나지마~ 끼히히히, 너 다쳐 히히히히"

아쫌..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새로운 여자가 호감 보인다는 거 알았는지, 홍형이 갑자기 급 정색하더라구요.

헐 싶어서 궁금하기도 하니까 고민 좀 하다가,

"나도 봐봐요."

그랬더니 형이 한참 제 눈을 보더니, 맥풀린 목소리로

"너는 안됀대. 안보여진대. 엄청 큰 대신이 너를 지켜주고 있어서 안보인다고 하네"

라고 하더라구요. -_- 뭐라카노 이 양반이. 그러더니 찬송가를 불러달라고 하더군요. 찬송가 들으면 나간다고.

하도 몸을 부들부들 떨길래 내 영혼의 그윽히 깊은데서. 라는 찬송가 불러줬습니다.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헛웃음 나오는데, 잠시 낄낄 거리더니 평상시의 형으로 돌아왔더군요. 조금은 지친 모습으로?

그 형한테 다시는 귀신 접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고 집으로 왔음.

아 근데, 내 미래가 엄청 궁금한거임 ㅜㅜ;;
memo_del.gif
 Xanaid (2013-05-23 19:36:42) (가입:2013-04-19 방문:54)   추천:41 / 반대:0      IP:210.117.***.24   
그래서 그 형 말고 희라는 형한테 가서 물어봤음.

"형, 기형이 나보고 대신이 지켜줘서 미래를 알수가 없다함."

"헐, 그놈 귀신 불렀냐?"

"ㅇㅇ"

"아오.."

하더니, 전화해서 막 뭐라고 화를 내시는 거임. 그렇게 정색하시는 것은 처음 봄 -ㅅ-

암튼 좀있다가 자초지종을 얘기해주는데, 처음에 귀신을 접할때는 가벼울지 몰라도 나중에는 한번 쑥 들어왔다가 나갈 때마다 생령을 갉아먹는다고 해야하나? 정신력을 엄청 피폐하게 만들고 나간다고 했음.

아무튼 그건 그거고, 난 미래가 궁금했음. 물어봤더니,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음

"말해도 되는 사람이 있고, 말하면 안되는 사람이 있는데 너는 말하면 안되는 사람이야. 말하면, 그만큼 안좋은 기운이 나한테 돌아와."

헐... 나 그 형 좀 좋아함. 그래서 말하지 말라 하였음.
 Xanaid (2013-05-23 19:45:30) (가입:2013-04-19 방문:54)   추천:49 / 반대:0      IP:210.117.***.24  

희형도 꽤나 이쪽으로는 유명한 사람임.

네이버 지식인에서 귀신에 대한 걸로 해결도 많이 해주고 했더랬음.

그 형이 어느날 비오는데 ㅠㅠ 학생회실에서 얘기를 꺼내는 거임

"지금 저 앞방에 귀신 돌아다닌다."

오싹함. ㅠㅠ 앞에서 귀신 봤다고 하는 애들이 있었는데, 그냥 무시했었는데 희형이 그러니 소름이 파바박 돋음

그리고 이명을 들었음.... 찌이이잉~~ 하는 전자음 느낌 아시려나? 근데 동시에 형도 중얼거리는 거임

"거참 무지 시끄럽네. 왜 비명은 지르고 난리야."

... 가슴털까지 스는 기분이 들었음. 그 형이 말해주길,

아파서 이명이 오는 것도 있지만 귀신이 바로 옆에서 비명 지르는 게 이명처럼 들릴 때도 있다고;;

끄악 무섭다고 하지 말라고 징징댔음. 그랬더니 형이 또 사악한 표정을 지으면서,(그 형 데스노트에 나오는 류크 닮았음)

"내 방, 아기 귀신 돌아다녀."

...안물어봤는데, 썰을 풀어줌. 형이 사는 곳이 시내에 있는 곳인데 옛날에 병원이었음. 산부인과.

... 형 집에 놀러가봤는데, 엄청 음산한 곳임. 복도마저 스산함. 아무튼 형 방 주변에 있으면 끼익 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아가야 하는 소리도 들린다고 ㅜㅜ 흐엉엉. 형이 어렸을 때는 새빨갛게 피칠갑한 애엄마가, 죽은 아이랑 같이 자기 침대 위에서 노는 거 보고 기절했다고.. ㅡ,.ㅡ;;

"아니, 근데 왜 그 집을 안나와요? 이사해야죠 형."

..이제 가족같다고. 다 성불도 시켜줬다며... -ㅁ-...

 

 

-------------------------

 

 

 Xanaid (2013-05-23 19:53:58) (가입:2013-04-19 방문:54)   추천:36 / 반대:0         IP:210.117.***.24  
이건 좀 가슴 아픈 얘긴데,

제 후배 중에 노래 엄청 잘하는 아이가 있음. 무려 합창단임.

아무튼 그 애도 넌지시 지나가는 말로 귀신이 보인다고 했더랬음.

"어? 언제 처음 보게 된건데?"

되게 떨떠름한 표정으로 있길래 괜히 물어봤나 싶었는데.. 좀있다 얘기를 꺼내줌.

중학교 때, 학교에서 다같이 간 물놀이에서 자기 첫사랑이 죽었다고.

근데 문제는, 그 애가 바다 깊숙히 간것까진 알고 있었는데, 애들이 선생님한테

"오가 없어졌어요!!" 이럴때, 걔는 봤다는 거임.

정확히 바위 절벽 너머쪽에 바다 수면 위에 떠서 자기한테 손짓하고 있는 첫사랑을... .....!!!!;;;;

헐.. 그거 보면서, "얘들아 오, 저깄는데?" 라고 했다가 애들 다 사색이 되서 정신차려보니까

시간의 흐름이 안느껴지더래요. 그냥 딱 그 부분을 잘라낸 것처럼. 어떻게 끌고 왔는진 모르지만, 자기 무릎에 누워서 편하게 누워있더라고.. ㅜㅜ;;

그때부터 종종 귀신이 보이는데, 모르는 척 한다고 하네요. 아는 듯한 느낌이 들면 바로 쫓아다녀서 귀찮다고.
memo_del.gif

 키위새 (2013-05-23 19:54:18) (가입:2013-01-14 방문:331)   추천:26 / 반대:0       IP:182.214.***.106  

우와ㅋㅋㅋ 색깔 보이는거 저만 그런줄 알았는데 또 그런 사람이 있네요
전 어릴 때부터 그런게 보여서(?) 보이는거랑은 다른느낌인데 무튼 그런게 느껴져서
너는 무슨색이고 쟤는 무슨색이야~! (어릴때) 이랬는데 주변사람들은 뭔말인지 못알아듣고 그랬음
신기하네여ㅋㅋㅋㅋㅋ
Xanaid 님 혹시 그분 사람들 색깔도 보인대요? 저는 그랬는데! 싱기방기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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