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장례식 밈과 샘 오취리에 대한 논란
관련링크
본문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설명하자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우리나라에서는 "관짝소년단" 이라고 불리는 밈이 있습니다.
가나의 장례식 문화인데 이게 워낙 신선하다 보니 전세계적으로 유행이 되었습니다.
보통 헛짓 하다가 죽는다(혹은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는 좀 희화화된 밈입니다.
코스프레 많이 하는 의정부고에서 이 밈을 패러디 하였는데 블랙페이스 분장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블랙페이스 분장은 예전부터 좀 흑인들을 비하하는 의미로 쓰여왔기 때문에 패러디 하는 과정에서 얼굴을 검게 칠한 부분이 논란이 되었고
가나출신인 샘 오취리는 배운사람들이라면 이런걸 하면 안된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리고 한국과 외국에 알렸습니다.
뭐 충분히 나올수 있는 논란이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국내의 온라인 여론에 조금 놀랐습니다.
샘 오취리씨는 거의 국민적으로 매장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우선 균형적인 시각을 보이기 위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얘기하는 주된 논리는
"오마쥬의 영역에서 한거고 그 관짝소년단 출신의 사람들도 같이 즐겨줬는데 뭐가 문제인거냐"
"흑인을 조롱하려는 의미로 한게 아니라 밈을 충실히 재현한 거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앞날 창창한 고등학생들을 졸지에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든 한심한 오취리다"
"SNS에 여론전 하려고 KPOP까지 태깅한건 치졸하다"
라는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이런 의견이 잘못됐다기 보다는 이런의견이 지금 온라인의 대다수 여론이란게 문제인거 같습니다.
불과 얼마전에 남미에서 "Thank you korean" 하면서 친근함의 표시로 눈찢는 제스쳐를 해서 공분을 샀던 한국에서
블랙페이스 분장을 불쾌해 하는 그나라 사람의 한마디는 참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체 우리가 그 남미사람하고 다른게 뭔가 생각이 들게 합니다.
물론 그사람들이나 지금 상황이나 누구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우리가 불쾌했던 그 상황처럼 상대방도 불쾌할수 있다는 역지사지는 지금 여론에 묵살되어 버립니다.
현대 사회는 한국에서 한마디 한것도 즉시 미국에서 볼수있을 정도로 거리감이 가까운 글로벌 시대가 되었습니다.
문화마다 역사적 함의가 있고 어떤 사람에게 불쾌할수 있는 일은 그들에게 그럴만한 사정이 있는 부분입니다.
대상화가 된 그 구성원중 한명이 한 소리는 갖은 이유를 들면서 불쾌해 하다못해 매장하려는 분위기의 사람들이
정작 상대 문화에 대해 둔감한 부분, 그리고 더 나아가서 그런 소리를 공격하는 모습은 약간 파시즘의 느낌까지 나게 합니다.
요즘 한국의 언어에는 "선비질", "프로불편러" 등 뭔가 다르지만 불편한 의견을 내는 사람을 쉽게 묵살하는 프레임이 많이 함의되고 있습니다..
사실 대상이 되는 사람이 불쾌하다면 상대방을 이해해보는 관용이 필요할거 같은데
오히려 한창 발전하던 시기보다 더 다문화에 대한 이해가 정체되고 있는건 아닌지 요번 사건을 통해서 좀 우려스럽게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