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을 버텼지만… 또 다시 불안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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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을 버텼지만… 또 다시 불안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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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82  | 작성일2025.03.30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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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직장생활은 어찌 보면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첫 회사는 대표님 포함 4인의 아주 작은 벤처기업이었는데, 대표님은 프로그래밍 실력도 뛰어나시고
팀원들 분위기도 매우 좋아서 힘들었지만 열심히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당시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였고, 점점 외주 개발이 줄어들던 시기였습니다.
게다가 대표님이 발주를 준 상급 업체에 사기를 당해서 프로젝트 비용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대표님은 제가 입사한 지 1년 후에 마지막 월급을 정산해 주시고, 회사는 폐업했습니다.


그 뒤에 들어간 회사에선 시뮬레이터를 만들다가 결국 어려워졌고, 1년 반도 못 채우고 팀이 해체되었습니다.
그 후로도 몇 개 회사에서 이런 식으로 회사가 망할 때마다 저는 이직을 알아봐야 했고, 그런 시기가 잦았습니다.


물론 저도 좀 더 안정적이고 좋은 회사에 가고 싶었지만, 당시 사회 분위기상
제 경력으로는 규모가 있는 기업에 지원하면 서류에서부터 반려되는 경우가 많아
별다른 기회를 얻지 못했고, 계속 중소기업에서 하청 SI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남는 개발 건들은 악성 프로젝트인 경우가 많았고,
정말 벌어먹고 살 수 있는 게 이것뿐이어서 어떻게든 버텼지만…
중간중간 울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코로나 시기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권 때는 개발자들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시장 상황이었고,
운 좋게 괜찮은 개발/운영 건을 맡게 되어 나름 멘탈도 추스르고 살림도 좀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정권이 윤석열 정부로 바뀐 뒤부터는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은 분들에게 겨울을 대비하라고 경고했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아 개발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 중엔
이런 가혹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도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결국 지금은 SI나 SM 프로젝트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고…
제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던 그 시절의 시장 상황과 매우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나빠지는 속도를 보면, 그때를 넘어서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체감이 되더군요.


빨리 결정이 나고 새로운 정권이 오지 않는 이상, 경제 상황은 계속 나빠질 것 같습니다.
더 불안한 점은, 예전 리먼 사태 때는 비록 한국 경제가 박살이 나긴 했지만
곧 중국의 수요가 커지면서 어느 정도 경기가 회복되어 나라가 버틸 수 있었는데,
지금은 중국도 미국도 상황이 좋지 않아 쉽게 이 국면을 헤쳐 나가긴 어려울 것 같다는 점입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프로젝트가 이어져서 올해까진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내년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예전처럼 떠돌이 인생을 살게 될런지…


정말 나라가 걱정되고, 저도 걱정되는 밤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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